외출한다고 머리를 손질하고, 옷까지 잘 차려입은 딸아이가 정작 외출할 때 신은 신발은 삼선슬리퍼였다.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패션이지만,
삼선슬리퍼는 요즘 청소년들의 필수품이기도 하다. 예쁘게 교복을 차려입고 삼선슬리퍼를 신고 등교하는 아이들을 출근길에 만나는 일은 그다지 신기한
일이 아니니 말이다. 삼선슬리퍼를 보면 응당 청소년들이 떠오르게 되었으니, 삼선슬리퍼가 청소년들의 전유물이 되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듯
싶다. 그들은 왜 삼선슬리퍼를 신게 되었을까? 궁금증에 물어보자 딸아이는 그저 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학교나 가정에서의 억압으로부터,
세상으로부터의 억압에서 조금더 자유롭고 편안하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이 반영되었을까? 세상이 불편한 그들에게 삼선슬리퍼는 어쩌면 자유로움에 대한
갈망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정말 단순함에서 오는편안함일지도 모른다. 사춘기 딸아이를 둔 엄마인 탓에 아이의 말 한마디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쓸데없는 생각일지도 모르겠다.주니어김영사 청소년 문학 <<너와 나의 삼선슬리퍼>>라는 참 청소년 문학스러운 책
제목에 그때의 일을 떠올려보게 된 탓이다. 각설하고, 참 재미있는 책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저자도 삼선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청소년들을
많이 본 탓이리라. 그 모습 속에서 청소년들의 꿈, 인권 등을 끄집어낸 작가도 그들의 삼선슬리퍼에서 편안함을 느낀 것은 아닐런지.
"아무도 내 인생을 나만큼 걱정하지 않았어. 엄마도, 아빠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내가 뭘 할 때 젤 행복한지. 내가
앞으로 뭘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 아무도 나를 걱정하지 않아." (본문 21p)
고등학교 1학년 민규는 대중 음악 작곡가 되고자 한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 준 엄마 탓에 힘들었던 민규었지만, 엄마
덕분에 민규는 일찍부터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을 줄 알았고, 한 번 시작했으면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스스로 내린 결정에는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도 배우게 되었다. 그렇게 엉킨 실타래에서 실을 풀어내듯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생겨나는 알듯 말 듯한 음을 조심조심 찾아내고
다듬어 가며 낯선 길을 걸어가던 민규는 돌아가신 아빠의 유물인 신시사이저와 미디 기계를 도둑맞게 되면서 장벽에 부딪친다. 그런 민규는 중학교
3학년 2학기 때 혼자 미국의 디자인 스쿨로 떠난 동현이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불안함과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다. 한편 학교 폭력으로 연우가
자살을 하자 반장 현수는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고등학교 들어온 지 300일, 중학교와는 또 다른 세상인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그물이 훨씬 더 촘촘하게 조여
오는 것을 느꼈다. (본문 151p)
민규는 우여곡절 끝에 악기를 찾고 300일 동안 으로 음악경연대회에 참여하게 된다. 비록 프로들을 이길 수 없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꿈과 청소년 인권을 담아낸 <<너와 나의 삼선슬리퍼>>는 현 청소년들이 갖는 고민을 풀어내고 있어 위안을 얻음과
동시에 주인공을 통해 자신의 고민을 되짚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더불어 부모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는동안 어른들의 그릇된 생각에 참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한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학교의 입장, 꿈을 지지하기보다는 점수와
현실이우선시되는 모습, 우등생들에게 점수를 더 주려는 수행평가 제도의 악용이 청소년들을 더욱 힘겹게 한다.그렇기에 그들의 모습과 달리 아들의
꿈을 지지하는 민규 엄마의 모습이나 학교의 잘못된 제도에 맞서는 현수 엄마의 모습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듯 보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민규가 자신의 꿈을 찾고 성장하는 과정은 우리 청소년들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요즘 우리 청소년들은 일률적인 교육을 받고
일률적인 꿈을 꾼다. 민규의 성장과정은 부모의 교육이 큰 힘이 되어주었는데, 민규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되는 딸아이, 중학교와는 또 다른 세상에서 세상의 편견과 맞서야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 가야한다.그런 딸에게
민규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줄 듯 싶다. 아울러 민규 엄마는 힘들고 지친 딸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할 나의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줄
것이다.
아무도 내 인생을 나만큼 걱정하지 않아! 절규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다
중견 소설가 방현희가 쓴 첫 번째 청소년 소설!
자기 주관과 인권 의식이 폭풍같이 성장하는 시기에 학교와 가정에서 숱한 갈등을 겪는 청소년들이 이러한 갈등을 딛고 세상의 벽과 중력을 극복하며 자신이 진정 원하는 길을 찾아가는 청소년 성장 소설이다.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만큼 평범한 청소년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겪는 갈등을 딛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길을 찾아나간다.
고등학교 1학년 민규는 음악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곡 작업을 열심히 하던 어느 날, 돌아가신 아빠의 유물인 신시사이저와 미디 기계를 도난당하고 만다. 엄마에겐 그 사실을 알리지도 못하고 주차장 야간 아르바이트를 해서 작업에 필요한 악기 구매 비용을 모은다. ‘대중음악 작곡가’라는 뚜렷한 꿈이 있기에 야자를 당당히 거부하며 음악 활동에 전념하지만, 학교에서 자신의 꿈인 대중음악을 폄하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모범생 아이들에게 성적을 더 주기 위해 수행평가 제도가 악용될 때마다 민규는 더욱 시니컬해지는데….
잘 가라, 롤랜드 팬텀
21세기에도 학교는 감옥이야
음악요? 울음으로 시작했지요
희망 있음과 희망 없음
슈퍼히어로는 없다
마피아 오퍼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300일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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