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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미리 말하는 담대한 희망오바마는 퇴임 전 지지율 54%를 기록하며 근래 미 대통령 중 가장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무리 했다. 그의 임기 중에 부침이 있었지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건강보험을 개혁했으며, 경제는 호황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총기 난사사건 추모 예배에서 흑인 사회의 찬송가 "Amazing grace"를 직접 부르며 유족의 마음을 어루만진 장면은 그의 8년 임기의 하이라이트였다.모두가 같이 학교를 다닐 때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살다 보면 삶이라는 동산의 수많은 과실의 주인은 이미 정해져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내 마음 같지 않을 때면 주어진 재능 혹은 환경에 의해 대부분이 결정되어 있고 바닥에 떨어져 말라비틀어진 낙과라도 붙잡기 위해 땅바닥을 뒹구는 것이 아닌가라는 회의가 솓구치고는 한다."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읽으며 오바마로부터 얻고 싶던 대답은 두 가지였다. 약자로서 어떻게 기득권층을 제치고 사다리의 꼭대기로 올라갈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잃지 않는가? 두 번째 질문의 답은 책 전체에서 구체화되어 시카고 흑인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마지막 장면에서 명징하게 드러난다. 세상을 온전히 내 자신으로 살아가면서, 동시에 내가 나를 구성하는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것. 백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던 오바마가 케냐를 방문해 아버지와 스스로를 연결하고 슬럼가에서 활동가로 일하며 흑인 사회와 스스로를 연결하는 모습은 일견 영웅 서사같기도 하다.오바마 평전 "Rising Star"의 저자 개로우는 오바마가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통해 정치인으로서의 자신의 이미지를 분칠해 자서전이 아닌 역사소설을 썼다고 말한다. 오바마가 시민 사회 활동을 하기 전부터 중요한 운명을 직감했고 이를 위해 정치인이 되기 위한 정교한 계획에 따라 살았다고 그는 주장한다. 개로우는 이 과정에서 그의 자서전과 오바마의 삶 사이의 여러 불일치를 지적한다. 물론 오바마의 삶이 그가 쓴 것처럼 드라마틱한 장면의 연속이 아니라 치밀한 계획과 의도적 덧칠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그러한 목표의식을 갖게 된 이유, 청년의 초입에서 그가 느꼈던 자신과 연결되어있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과 희망의 존재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과정이 전부 아름다울 수는 없게지만 오바마가 보여주는 자아의 확장은 이기적인 삶을 배척하는 중요한 방식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반면 오바마는 내가 품었던 첫번째 질문, 스스로 성공을 위한 노력, LA의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명문 컬럼비아 대학교로 편입해 자신의 커리어에 몰입하는 계기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이러한 질문의 해답은 오바마보다도 그가 언급하는 아버지의 삶에서 엿볼 수 있다. 케냐의 시골에서 태어나 점원으로 일하던 그의 아버지는 재능과 열정만으로 하와이로 유학을 오게 된다. 오바마의 어머니와 할아버지, 할머니가 묘사하는 그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도 항상 자신감과 열정에 가득찬 청년이었다. 더 나은 삶과 자신을 넘어선 세상에 대한 책임감, 그 "담대한 희망"을 가짐으로서 오바마의 아버지는 하버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물론 오바마의 입을 통해 소개되는 그의 인간적 결점, 케냐에서의 말년 등이 순탄치 않았지만 먼 과거인 6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하와이에 온 젊은 오바마 시니어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충만해짐을 느낄 수 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프라 윈프리·조지 소로스· 워렌 버핏 등 각계 명사들이 공개 지지하는 동시에, 가는 곳마다 록 스타를 방불케 하는 대중의 열광적 환호와 지지를 불러일으키는 인물인 버락 오바마의 자서전이다. 그에 대한 세상의 관심을 입증하듯 이 자서전은 각종 매체의 호평을 받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진정한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그의 솔직함과 당당함은 위선과 거짓, 비방과 폄훼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책은 ‘정치인’ 오바마 이전의 ‘인간’ 오바마에 대한 가장 진솔하고도 감동적인 기록이자, 긴 세월 그 어디에도 온전히 속할 수 없었던 한 ‘이방인’의 오래된 상처의 치유 과정을 담고 있다. 자기 자신과 세상, 그리고 생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신념을 회복해가는 한 인간의 가장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만나는 동시에, 그 어느 것에도 꺾이지 않는 강인한 의지와 도전하는 삶에의 용기를 배우게 될 것이다.


제1부 _ 뿌리, 혼란과 두려움의 시작

제2부 _ 시카고, 구원을 찾아 나서다

제3부 _ 케냐, 화해의 땅